day2
숙소조식은 일반적인 서양식 조식뷔페와 일본가정식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일본가정식은 한정적이라 조기마감될 수 있다고 한다.
이왕 일본에 왔으니 일본가정식 조식을 먹으려고 6시 40분에 벌떡 기상해서 눈꼽만 떼고 나갔다.
일본가정식은 별채 식당에서 제공되는데 별채 내부 분위기가 좋았다.
가정식 메뉴는 구성은 있어보였으나 맛은 솔직히 내 입맛엔 그닥이었다 ㅠ

오늘의 메뉴

 

구성은 좋아보임!

메인인 연어구이가 그나마 먹을만했다. 
벌써 김치가 그리웠다.ㅠ
이 호텔에는 중정, 2층 젠(돌)마당, 옥상마당 등 정원이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는 게 특징이라
조식먹은 후 호텔시설들을 구경했다.

2층 젠마당
다다미로 된 티룸

어제 가려다 포기했던 숙소근처 카페로 나섰다.
밤새 비가 살짝씩 내리긴했나보다. 아직 조금쌀쌀해서 세종 가디건과 조끼를 빌려 패션을 완성했다.
카페는 어제 그렇게나 사람이 많았던 이유가 있을 정도로 커피맛이 괜찮았다.

걍 연희동카페같누;
연희동카페 아님;;

커피마신 후 긴자로 갔다.
도착하니 10시 50분쯤이었는데 긴자의 대부분 매장은 11시에 오픈해서
 오픈시간대의 한산한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긴자식스 셀린느매장입면
그 유명한 긴자 루이비통, 실제로보면 더 아름답다.

12개층의 유니클로(별거없음)와 이어진 (대망의)도버스트릿마켓에서 세종의 영혼을 충전했다.
쇼알못인 내가봐도 별천지일 정도로 입점브랜드가 엄청 다양하고 상품 수도 많았다.
각 브랜드별 컨셉에 맞게 집기와 공간이 디자인되어있는 것만으로도 볼 만했다.
직원들도 다 멋졌고 특히 꼼데옴므어쩌고 정장라인에 할아버지직원이 너무 멋있었다.
나도 꼼데우먼?라인에 직원에게 귀여운 셔츠를 영업당했는데 지갑 열릴뻔한 걸 겨우참았다.
근데 그 이후로 그보다 맘에 드는 것을 찾지못한,,,ㅠ
점심은 내가 미리 찾아온 장어덮밥집으로 갔는데 의외로 웨이팅이 하나도없었다.
음식은 오래걸렸는데 장어가 너무 맛있어서 (또)깜놀했다.
요리시간이 오래걸린 게 충분히 납득될 정도!
살면서 먹어본 장어덮밥중 단연 최고! 겉바속촉 미쳤는데 소스도 적당히 짭짤했고
우리가 주문한 세트가 파+와사비 곁들어먹다가 오차즈케로도 먹을 수 있었는데 다 맛있었다! (숨좀쉬셈)
나중에 생각해보니 금액이 4만원정도라 한끼식사치고 엄청나게 비싸긴한데 후회없는 식사였다. 

다시봐도 군침돈다
이렇게 오차즈케로 먹을 수도 있음

근처 무지호텔이 있는 큰 무지가있어서 구경(별 거 없음 자전거 파는 것만 좀 신기) 및 아이스크림 간식먹고

무지 소프트아이스크림, 맛남

오모테산도로 고
긴자는 크고 화려한 명품브랜드건물들이 압도적이었다면
오모테산도는 압구정같이 나즈막한데 각각의 특색으로 디자인된 건물과 좁은도로의 풍경이 매력있었다.

그 유명한 오모테산도 프라다. 내부가 멋있는데 안들어가본 건 좀 후회됨
바로 맞은편 miumiu, 하늘 쥑이네염

하라주쿠 쪽으로 넘어 갔더니 사람이 미어터졌다.
구제샵많은 골목도 재밌었다.
특히 10대들이 많이오는 젊은 분위기였다.

OOTD = 세종상의, 새삥 나이키 바지, 새삥 이쁜쓰레기 나이키덩크로우

근데 이때부터 점점 종아리와 발에 감각이 없어졌다.
마침 근처에 요유기공원이 있어서 좀 앉아서 쉬려고 갔는데,
가보니 숲길이 끝이 없고 앉을 곳이 1도 없었다.
알고보니 공원이 아니라 메이지신궁가는 숲이었음.
그래서 그냥 길이 이끄는 대로 계속 걸어갈 수 밖에 없었음....
근데 세종말대로 나무가 엄청커서 깜놀했다.
대학시절 교수상담시간에 J모교수한테 일본나무가 너무 커서 신기했다고 하자
교수한테 엄청난 조롱을 받아서 억울했다던데
그 억울함이 이해가 될 정도로 ㅋㅋㅋ 나무가 엄청나게 크다.
대낮인데도 나무들에 가려서 햇빛이 안들어와 어둑했다.
(나쁜놈들 한국나무는 다 베가고 지들나무만 크다랗게 관리하고...)
무튼 다리가 이때는 오토모드로 돌아가고 있었음.
날씨도 덥다가춥다가하고 너무 힘들어서 신궁이고 뭐고 힘들었음.
~힘들어서 이때부터 사진 없음~
겨우 또 걷고 지하철타고 신주쿠로 이동.
이세탄백화점 지하에서 맛난 찹쌀떡 하나씩 샀는데 앉아서 먹을 자리가 없어서
만만한 스타벅스 찾아서 또 이동이동.
건너편 쇼핑몰 스벅으러 가서 아아메랑 떡으로 겨우 원기 충전했다.
본격 이세탄투어,,,  근데 여자옷쪽은 걍,, 한국 신세계백화점이랑 뭐가 다른지싶었다.
남자쪽이 건물이 따로 되어있는데 있을 것들만 컴팩트하게 있어서 오히려 쇼핑하기 더 좋을 것 같았다. 
아쉬운 맘에 뉴우먼도갔다.
여기는 백화점보다는 쇼핑몰에 가까운 곳인데 젊고 아기자기한 느낌이어서 또 다른 보는 재미가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내가 살 것은 없었다 ㅠ힝
뭐라도 건지고 싶어서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없으니 괜히 아쉽.
이미 다리가 오토모드가 된 지 오래됐는데도 쇼핑몰을 다 돌아다녔더니 
오쏘뮬같은 확실한 효과의 비타민이 갈급했다.
(집에 많이 있는데 안챙겨온 거 너무나 한이 됐다)
잡다구리 다 있는 돈키호테에 갔는데도 오쏘뮬 같은 건 없고 약국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한국의 올리브영같은 드럭스토어는 없는 느낌.
(그러나 거기서 휴족시간만이라도 샀어야 했다..!!!!)
포기하고 저녁으로 오코노미야끼먹으러 가부키초(ㄷㄷㄷ)에 입성했다.
가부기초쪽으로 갈수록 사람이 더 미어터졌고 거리분위기가 싹 바꼈다.
여태 봤던 깨끗한 도보도 거기만은 지저분했음. 쥐도 봤다 ;
근데 힘들게 찾아온 오코노미야끼집이 웨이팅2시간이래서 포기하고 다시 정처없이 이동...
가부키초는 호객하는 남녀로 바글바글하고 넘나 적나라한 간판들과
아이돌 홍보버스마냥 돌아다니는 호스트바 홍보버스에 기분이 이상하고 불편하고 기가빨리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선 볼수없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목적지를 잃으니 더 힘들었다.
거기선 식당을 못고를것같아 숙소동네로왔는데
여기서는 갈만한 음식점이 이미 다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정 없으면 편의점에서 사먹자는 심정으로 호텔까지 걷는데
거의 다와서 눈에띄는 한 식당이 있어서 드감 (메뉴에 치킨사진만보고..)
직딩아재들이 야근하고 집가기 적적해서 치밥혼밥에 맥주마시는 곳 같았다.
그 사이에서 치맥을 걸신들린 듯 헤치웠다.
맛은 그냥 저렴하게 혼밥하는 식당 맛인데 너무 배고프기도 했고 내가 딱 원했던 짭짤한 치킨이라 만족스럽게 먹었다.

치밥과 무슨 덮밥


숙소가는 편의점에서 그토록찾던 오쏘뮬은 아니지만 피로회복약이 있어서 구매후 드뎌 숙소귀가
숙소 2층에 편의시설로 안마의자 방이 있어서 불난 다리를 위해 바로 가서 누웠다.
기대했던것 보다 개시원~ 다리만 집중적으로받고 싶었으나 그건안됐다.
방에서 반신욕도 하고 겨우 좀 나아졌다.
그동안 집에만 있느라 아예 안걸었어서 오늘 급 고생한 내 다리...ㅠ
그래도 하루만에 엄청난 아이쇼핑을 했다ㅎ
생각해보면 긴자-오모테산도-하라주쿠-메이지신궁-시부야 까지..
그 많은 쇼핑과 걷는 코스를 하루에 잡은 게 좀 무리였다 ㅋ
내일은 좀 덜힘들었으면! 글고 나도 성공적인 쇼핑을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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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race_gy
:

거의 3년반만에 하는 해외여행 일본(도쿄)여행 기록!

한참뒤에야 올리게 됨;;

사진 및 기록이 많진 않으나 이렇게라도 적어놓지 않으면 나중에 분명 까먹을 것 같아서 적는 용!


day1

오전9시 출발 하는 비행기타러 

오전5시반에 기상해서 전날 챙겨논 캐리어끌고 부랴부랴 공항 고!

심지어 전날 하루종일 시험치느라 체력은 말이 아니었는데 오매불망 기다린 여행이었으므로 정신력 상태는 최고였음 ㅎ

그러나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실물카드로 안가져오는바람에 멍청비용 3만원이상 날림 ㅠ

심지어 그 전 주부터 미리 그 카드를 지갑에 일부러 챙겨넣어놨건만,

전날 한 번 더 짐 체크하다가 이게 왜있지? 하며 빼버렸네.

너무 지나친 체크는 멍청비용을 불러일으킨다.......

심지어 시험의 여파로 전날 먹고 체한 게 아직 안내려간 상태라 라운지에서 뭐 제대로 먹지도 못함. (억울)

이렇게 큰 진에어비행기는 처음봤다. 해외용인가

무튼 정말 오랜만에 해외행 비행기에 탑승해서 

뱅기 탑승직전에 공항에서 산 여행책자 대충 훑어보다가 이륙전에 기절

중간에 깼을때 저멀리 히말라야산맥같이(아님) 눈쌓인 산맥이 충격적이면서도 절경이었다.(사진은없다)

두시간 반 정도 가서 나리타공항도착

내리자마자 걸음마다 공항직원들이 방역패스 키라고하고 저기로 가라고 길을 알려주는데

살짝은 기대했던 일본의 첫인상이 너무 정신없고

공항 시설도 인천공항에 비하면 뭔가 허접하고 난잡해서 좀 실망스러웠다.

입국검사까지 가는길도 너무 길고 좀 비효율적인 느낌이었고 성질급한 나한텐 답답함의 연속 (8282의 민족)

특이한 것은 공항직원들이 대부분 약간 동남아인의 모습이어서 순간 '어, 일본에 도착한 게 맞나?'했는데

다들 일본어는 유창해서 신기했다. 일본에 혼혈인 비율이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이었다.

(근데 정작 이런 동남아혼혈로 보이는 분들은 공항에서밖에 못 봤다.)

어찌저찌 입국심사까지 다 통과하고 나오니 바로 스카이라이너 티켓 사는 곳이 있었다.

마침 바로 오는 열차가 있어서 그거타고서 닛포리역 가서 j무슨선갈아타고

숙소(스이도바시역부근)에 도착하니 두시정도였다.

스카이라이너 열차 안 (좌간이 넓어서 좋았음), 스카이라이너 발권하는 곳에서 받은 공짜 여행책인데 지도 및 정보 풍부함

 

곳곳마다 있는 다양한 자판기를 보니 일본에 온 거 실감남
스이도바시역에서 나와서 숙소가는 길. 주말이라 조용한 동네

숙소 남자직원이 한국인처럼 생겼는데 한국말도 못하고(당연함) 영어도 잘 못했다.

그래도 매우 친절했다.

아직 두시인데 미리 체크인해줬다.

방은 매우 좁은데 미리 후기를 보고왔기에 감안했다.

우리가 2박할 첫 숙소는 전통적인 일본의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서양인투숙객이 많았다.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뷔페를 깨작 먹은게 다였어서 체크인하고 나니 넘 배고팠다. 

오는길에 급 알아본 숙소근처 라멘맛집 '코이시타이라멘'으로 갔다.

이 곳이 회사가 많은 동네라 주말이어서 길거리가 조용했는데 이 라멘집앞에만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걸 보고 잘찾아왔다 싶었다.

그런데 하필 이 날 바람이 거세서 기다리는 동안 너무 추웠다.

40분 정도 대기 한 후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도미로 육수를 내는 특이한 라멘집.
구글번역카메라 짱이다 이런 복잡한거 찍으면 한글로 다 덮여져서 보임
기본라멘(?) 시킴
도미밥(?) 사이드로 시켜봄


직원이 매우 친절했고 도미로 국물을 냈다고 하더니 라멘 맛이 특이하긴 했다.

내가 알던 일본 라멘국물은 기름진맛이 강한데 여기는 더 깔끔한 맛이었고

도미의 향때문인지 고기맛뿐 아니라 복합적인 맛이 났다. 

국물에 있는 검은색 트러플오일같은 것도 독특한 맛을 내는 것 같았다.

먹으면서도 이 맛을 뭐라고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는 맛!

차슈가 엄청 두툼하면서 부들부들했고, 소고기고명, 마튀김?고명도 맛있었다.

같이 시킨 도미밥도 엄청 맛있었다. 오차즈케로도 먹고싶음

런치시간대에만 파는 라멘이 있었는데 바삭한 튀김같은 고명들이 잔뜩 올라가 맛있어보였다.

우리 앞에 들어갔던 남자3명이 다 그걸 먹고있어서 맛이 참 궁금했는데

우리가 들어갈때 딱 런치시간이 끝나버려서 주문 할 수 없었다. 아쉽

라멘 다 먹고서 날씨가 너무 추워서 숙소에서 두꺼운 외투로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

오는길에 또 우연히 발견한 짱맛있어 보이는 카페로 가봤는데

ㅁㅊ 1시간뒤 영업마감인데도 먼놈의 카페에 줄이 엄청길어서 포기하고 맛난카페를 찾는겸 아사쿠사 신사쪽으로갔다.

추워서 SJ옷 입었는데, 내가입으니 1호선 광인룩 완성;;


(또 가는 길에 급검색검색)  from afar라는 괜찮아보이는 카페를 찾아갔다.

이 곳은 또 다른 분위기의 동네였는데 큰길에 면한 맨숀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각자 개성있는 발코니가있고 군더더기없는 깔끔한건물들이 길가에 즐비해 있다.

골목에 들어서니 모자이크타일로 마감한건물(대체로 많다) 사이에 딱 눈에띄는 갬성 카풰

역시나 친절하고 내부는 빈티지럭셔리를 추구하는 느낌, 내부가 넖어서 좋았다. 아주잠깐 웨이팅하고 바로드감

감성카풰사진 놓칠 수 없는 1호선광인

비엔나커피랑 라떼주문했는데,

비엔나커피는 내가 알던 무거운크림이 아니라 가볍고 부드러운 크림인데 향도 진하고 달았고 맛있었다.

마치 더위사냥 녹여서 먹는 맛(맛있다는 뜻).

세종의 라떼는 굉장히 연하고 우유가 부드러웠는데 내스탈은 아니었다.

호지차초코케잌은 완전 굿초이스! 쫀득. 

사실 이 직전까지 체력이 점점 바닥나서 걱정했는데 역시 DANGER(단거)를 좀 먹으니 살아남.

밖에 나오니 날이 어둑어둑.

아사쿠사신사쪽으로 걸어가다가 뜻밖에 맛집 및 시장거리구경도 잘했다.

아사쿠사신사의 야경을 관람하고 나왔는데 완전 로컬 이자카야골목 발견!

힙지로? 익선동 포차거리 분위기라 완전 매료됐다.

현지 젊은이~아재들이 바글바글 간단 안주와 맥주마시고 있는 곳!

그 중에 아무데나 한군데 골라서 들어갔다.

많은 메뉴중에서 참치회큐브, 닭꼬치랑 생맥주 주문

기본안주인데 뭔지 모름. 곤약?우뭇가사리인줄알았는데 면이 뭉쳐있는 형태이다. 맛은 짭짤함

일단 생맥주 완전 부드럽고 세종이 나보다 더 빨리마심;;(생애최초) 

주문한 참치회큐브가 작은그릇에 몇점 딸랑 나와서 비주얼에 이게 단가 싶어 당황했는데

한입먹고 완전충격!!!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녹아서 분자가 돼버리는데 입이 참치분자(?)로 한가득차버린다.

참치의 첫맛은 살짝 비린가했는데 이내 완전 싱싱하고 고소한맛으로 바뀜

저 diced Tuna 아주 미칑럼

그리고 닭꼬치도 그냥 닭꼬치가 아녔음. 일단 고기살부터 엄청 좋음! 하나도 안질기고 재료를 다 좋은걸쓰는듯ㅠ

숯불향이 닭고기속 사이사이에도 어케 베어들게 구웠는지 한입한입 먹을때마다 계속 감탄!

바나나 먹는 기영이처럼 감탄하면서 먹게 됨...

그냥 평범한 닭꼬치구이가 절대 아니다 미친놈이다

어젯밤부터 체해서그런지 많이 못먹은게 넘 아쉬울따름이었다.

우연히 발견한 현지 젊은이 이자까야에서 알차게 잘 보내고 숙소로 귀가해서 쉬었다.

날씨가 하루종일 비가 오려는듯 흐렸으나 다행히 비는 안왔다. 

다리가 엄청 붓고 아프고 체력도 힘들었으나 중간중간 재밌는 발견과 맛있는 음식들로 겨우 연명하며 버틴하루,

여행 첫날 뜻밖의 재미의 연속으로 알차게보냈다.

Posted by grace_gy
:

아주 어릴 적 집에 있던 '노인과 바다'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밀리의 서재 무료이용권이 생겨서 둘러보다가 무심결에 다시 읽어보기 시작했다.

모바일로 터치 한번이면 페이지가 시작하니, 독서에 접근하기가 굉장히 쉬워졌다.

 

제목에서처럼 노인과 바다, 그리고 소년이 등장했던 것은 기억에 살아있었으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어릴 적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음을 알게되었다. 노인이 바다로 나간 후의 모든 이야기들이 신선했으므로...

아마 어릴 적 나는 생소한 낚시 용어, 지나친 묘사글로 집중해서 읽지 못했을 수도 있다.

무튼 여기에 등장하는 노인이란 분은 정말 유쾌한 분이다. 광활한 바다 한가운데 유일한 말동무인 자기자신에게 끊임없이 혼잣말하는 대사가 참 재밌었다.

특히 자기자신을 3인칭으로 '이봐 늙은이' 라고 부르고 심지어는 자기의 왼손에게, 자기의 머리에게 말하는 것도 유쾌했다. 중간에 만난 지친 작은새에게 건넨 말은 너무나 다정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노인의 말못할 외로움과 적적함이 얼마나 클까 싶었다. 

노인의 삶이란.. 노인의 혼잣말로 미뤄보아 그는 평생 어부로 살았을 것이다. 매우 어릴적에는 가족들이 있었고 스승이 있었을 지도 모르지, 노인이 노인이 되고난 후부터는 소년과 함께 낚시를 나갔고 소년이 청년이 다되었을 무렵부터는 줄곧 혼자서 바다에 나갔을 것이다.

그 길고 넓은 바다의 시간, 긴 노인의 일생. 노인은 외로웠을까? 

그가 스스로에게 하는 대사에 스스로를 격려하는 말이 많았다. 큰 물고기와 씨름하느라 몸과 마음이 다 지쳐 쓰러지기 일보직전에도, 상어떼와 싸우느라 모든 그의 무기들을 잃을 때에도, 현실은 절망적이고 모든걸 포기하고 싶을 것이나 그는 스스로에게 계속 할 수 있다며 자기는 강한사람이라고 주입한다. 그 자신감과 강한 멘탈이 그 노인이 외로울지언정 쓸쓸하지만은 않겠다고 생각이 든다.

정신이 육체를 이기기도 한다. 한치 앞을 예상하지 못하는 바다에서 쌓은 그의 삶의 노하우가 그의 멘탈을 얼마나 단단하게 만들었을까.

큰 물고기가 아직 정체를 드러나지 않았을 때, 계속 그 물고기로 인해 배가 끌려 갈 수 밖에 없었을 때는 저 물고기의 정체가 사실 물고기가 아니면 어떡하지, 큰 반전이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함이 들었다. 요즘나오는 넷플릭스시리즈나 영화였다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

그 물고기에 하염없이 끌려다니는 몇날며칠의 배 위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식량도 없고 그늘도 없고, 물고기와의 신경전은 한치도 긴장을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고. 믿을 것이라곤 나 자신, 그리고 바람, 해와 달 등 자연, 그리고 노인이 기도했던 신밖에 없을 것이다. 

마침 나도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것을 맞으며 책을 읽어서그런지  낮시간 동안 땡볕아래 그 노인이 땀흘리며 고군분투하는 심정이 더 잘 와닿았다.

다행히 큰 물고기는 정말로 큰 (배보다도 더 큰) 티부론(상어)였고, 노인이 그 티부론을 마침내 제압했을 때는 나도 그 장면에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그걸로 노인이 떼부자가 되어 잘 먹고 잘사는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노인이 자기의 육체적 정신적 모든 힘과 몇날몇일의 시간을 쏟아부어 가까스로 잡아올린 큰 물고기는 그에게 상어떼들의 공격을 가져다 주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배에 있던 무기들을 다 잃고 체력도 잃고 돌아오게 된 것이다. 

노인이 큰 물고기를 어떻게든 기선제압함과 고기에게 연민과 정을 느끼는 부분, 고기를 노리는 상어들의 뇌를 공격하여 죽이면서도 자기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을 거라며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 참으로 강하고 굳세지만 인간미있고 다정한 노인의 성미가 보였다. 

결국 살은 다 뜯기고 뼈만 남은 고기를 메단채 마침내 뭍으로 올라와 내 집 침대에 누웠을 때 그의 심정은 어떨까.

허무함이 가장 크겠지만서도 내 집에 무사히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먼저 일 것이다.

그의 곁에 그를 항상 알뜰살뜰 살피는 소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는 이제 어떤 삶을 살아갈까? 어떤 낚시를 할까?

마침 며칠 폭풍이 일어서 바다로는 못 나가지만 소년과 함께 새 칼과 무기들을 준비하는 것 같았는데,

폭풍이 그치면 또 바다로 나가겠지? 어부는 그의 운명이기도 했으니깐.

하지만 그때처럼 도전적인 낚시는 하지 않을 것같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든 소년과 함께하지 않을까. 

라디오를 구비해놓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손과 등, 몸이 많이 상했을 노인이라, 당분간은 몸을 사리면서 낚시를 하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온 동네사람들이 그가 잡은 물고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다 알게되었으니 그는 동네의 명예로운 영웅대접은 받을 것 같다.

내가 몇날몇일 배 위에서 큰 고기와 상어들과 씨름하고 온 것 마냥 흡입력 있는 책이었다.

Posted by grace_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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