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7 Day3_Ueno Park
day3
어제 3만보이상 걸은 덕에 아침에 일어나니 발바닥이 불난다는 표현이 딱맞게 너무 뜨겁고
물집때메 간지러워 미칠것같았다.
돈키호테에서 휴족시간 안 사온거 너무 후회되고...ㅠ
오늘 조식은 일반 뷔페식으로 정했다.
오므라이스, 에그베네딕트 등 계란요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테이블로 직접 갖다줬다.
나머지 메뉴 구성 및 맛은 무난무난했다.
특이한 건 커피가 드립커피인데 구수해서 아침에 마시기 괜찮았다.
식사 마치고 너무 뜨거운 발바닥에 도저히 안되겠어서 휴족시간을 구하러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을 세군데나 돌며 휴족시간 사진을 들이밀었으나 '나이데스요' 라는 말만 듣고 빈손으로 귀가.ㅠㅠ
이 곳이 여행객이 많은 동네가 아니라 그런지 당연히 없는 듯 하다.
발은 오히려 더 뜨거워졌지만 아침에 돌아다닌 덕에 현지 직딩들의 출근길을 구경할 수 있었다 ㅎ
또 신기한 걸 봤는데
유치원선생님으로 보이는 분이 아가들을 대형물류창고에서 쓸법한 큰 카트에 싣고서 가고 있었다 ㅋㅋㅋㅋ
여기선 아이들을 그렇게 이동하나 보다.
안전해 보이면서도 선생님도 편하고 카트 안의 아기들도 재밌어하는 것 같았다 ㅋ
체크아웃후 두번째 숙소가 있는 아키하바라로 이동
오타꾸의 성지답게 내리자마자 애니메이션에 게임기에... 시각적인 정보가 어마어마했다.
길거리 사람들의 스타일도 아까의 동네(스이도바시)랑은 완전 달랐음
(슬림체형, 깔끔한 비즈니스캐쥬얼 -> 뚱뚱, 후드티 더벅머리...비하의도는 없음)
아키하바라에서 받은 충격은 어제 가부키초에서 느낀 충격보다 스케일면에서도 더 컸다.
내가 오타쿠라면 이 동네는 정말 천국일 듯 했다.
정신없고 기빨려서 평소였다면 여기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싫었겠지만,
전세계에서 이런곳(?)은 여기가 유일할거란 생각을 하니 그저 재밌고 신기했다.
숙소는 그런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 모던하고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으로 당당히 껴있었다
첫 숙소랑은 다른느낌으로 만족스러웠다. 이 곳은 젊고 힙한 느낌.
짐을 맡기고 우에노 공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좀 여유있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우에노역사에서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어느 스시집,
스시를 입에 넣자마자 감탄이 나온다.
바로 사르르 녹아버림
퀄리티대비 가격도 무척좋다.
여태 한국에서 먹은 초밥이 머릿속에 주마등 처럼 지나간다.......
이런 초밥집이 집근처에 있으면 매일 사 먹을 것 같다.
글고 역시나 계란초밥에 계란이 엄청 폭신하고 달콤하다.
오늘은 날씨가 완전히 개서 공원산책에 딱이었다.
우에노공원은 크기도 엄청 크고 여러 미술관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휴일을 보내기 좋은 곳 같다.
르꼬르뷔제 작품인 서양미술관은 아쉽게도 내부공사로 휴업이라 멀리서 외관만 봤다.
그런데도 정말 멋있다ㅠ
도쿄도미술관에 갔더니 마침 에곤쉴레 전시를 하고 있어서 우리도 전시를 봤다.
영어설명이 조금씩 적혀있긴 하지만 도슨트없이 보는건 아쉽긴했다.
에곤쉴레 작품이 기대했던 것 보다 많진 않았지만
관련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서 전시를 다 보는 게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사진촬영금지라 그런지 일본의 특징인지 다들 엄청 조용히 매너있게 관람하는 건 너무좋았다.
한국에서도 전시장, 박물관 다 사진촬영금지 시켰으면 좋겠다....ㅠ (인스타를 메워야...)
전시를 다 보고 미술관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시~원한 아아메를 기대했는데....개쓰다.
목이 코로나에 걸린 것처럼 따가울정도. 시럽과 설탕을 때려부어서 겨우 먹음.
개쓴 커피 덕분에 정신을 빠짝 차리게 됐다.
카페인 충전하고 효류지갤러리로 이동.
아무 정보없이 대충 사진보고 괜찮을 것 같아서 갔는데,
알고보니 엄청난 대가 건축가의 작품이었다!
디테일이 미쳤다. 자동문 기계를 바닥에 매립한 덕에 입구가 엄청 심플하다.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해 전통적인 창살의 입면을 구성한 것도 좋았다.
뜻밖에 좋은 건축구경 ><
숙소로 다시 오는길에 먹어보고 싶었던 크레페가 있었다.
맛있는 것들만 이것저것 들어있으니 당연히 맛남
이때부터(직딩들 일찍퇴근하나봄 4시반 무렵) 메이드카페 호객꾼 등장,,
2미터 간격으로 어린 여자애들이 메이드복입고서 호객하고 있음 ㅠ
불쌍하고 기괴함,,, 가부키초보다 더 기괴
다시 숙소에 체크인하러 잠깐 들어갔더니 우리 짐을 방안에다가 미리 넣어줬다 굳뜨
숙소에서 이제 어디가지~ 하며 조금 쉬다가 (J의 P화)
이번 여행을 후원(?)해준 마자, 화자 앤 부라자(Mother, Father and Brother)에게 줄 기념품을 사러
(또)긴자 미츠코시백화점으로 갔다.
귀여운 손수건 많아서 눈뒤집힘,,, 이성 잃었으면 50개 샀을뻔..
택스프리 많이 돼서 개이득! 담엔 돈 많이 들고 온다...!!
옆에 긴자식스(알고보니 효류지갤러리와 동일건축가)로 넘어갔다.
츠타야서점 건축코너에서도 눈뒤집힘,,,
일본자국 건축가에대한 작품집만 한가득이며 한건축가가 한섹션을 맡을 정도다.
자국언어로 그 많은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러우면서 한국현실이 새삼 안타까웠다......(이하줄임)
사고싶은 책이 많았으나 내 최애 건축가인 도요이토의 여태 본적없던 정보가 들어있는 책 한권을 사고서
어제 실패했던 이코노미야끼 맛집을 찾아서 우에노역 근처 맛집거리로 다시갔는데...
알고보니 이 동네는 더욱 음지골목이었던 것...!
낮에 본 메이드 호객들은 귀여운 수준이었음. 어제 본 가부키초의 호객들도 밝은 편이었음...
여기는 찐으로 함부로 발을 디디면 안될 것 같은 곳의 분위기였다 ㄷㄷㄷ
길거리에 있는 사람 중 걸어가는 사람(=호객이 아닌 사람)이 우리밖에 없다는 사실에 급 무서웠지만
오코노미야끼를 향한 집념을 꺾을 순 없지.
의심하며 길의 끝자락에 있던 오코노미야끼집을 향해 갔는데 다행히도 개맛집이었다
맥주에 꼬치, 오코노미야끼, 오므라이스까지 거하게 먹었다.
음식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직원이 웃으면서 더 필요한 거 있냐 맥주 더 마실거냐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했더니 물이라도 더 줄까 하길래
물도 아니고 차 달라고(굳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 먹었으면 얼른 나가라는 뜻이었는데
못알아 듣고 눈치없이 오 친절하구먼 하고서 차까지 마시고 왔던 것 같다 ㅋㅋㅋㅋ
겉으로 하는 말과 속 뜻이 다르다던데 실제론 다들 너무 친절하니 속뜻을 알 수가 없다.
무튼 거나하게 먹고서 다행히 숙소가는 길에 휴족시간을 팔 것 같은 대형 드럭스토어도 있어서 들렀다.
그런데 이 드럭스토어도 돈키호테만큼이나 정신없군했는데 계산하고 나오고보니 진짜 돈키호테였음..
그 드럭스토어는 옆집이었음.ㅎ 무튼 드디어 휴족시간 겟또하고
편의점에서 맛이 궁금했던 에너지 젤리와 세종 야식빵사들고 숙소귀가
오늘은 다른 운동화로 갈아신었는데 이 신발도 하필 발 아픈 운동화여서 여전히 발이 여전히 고생을 했다.
휴족시간을 1족 4개씩 붙이며 오늘 여행을 마무리 한다.
그래도 오늘은 맑은날씨에 공원과 갤러리 산책이 좋았으며
소소한 쇼핑이었지만 소비는 엔돌핀을 돌게하는 확실한 힘이 있음을 느낀 하루